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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

부활 4주일 ㅡ 성소 주일

  • 관리자 (shrine)
  • 2021-04-24 0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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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4주일 ㅡ 성소 주일

 

"나는 착한 목자다. "

오늘은 성소주일이다.

 

사제수가 적었던 한국 교회는 사제 양성을 위해 성소를 무척 강조해왔다.

 

교회 역사상 200년 중에 100년은 박해였고, 60년은 사제 없는, 성사 없는 신앙생활을 경험한 교회였다.

 

그래서 성소가 무척 귀했고 보물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모든 역사에서 어느 한 계층이, 한 지체가 너무 부각되면 나머지 지체들이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게 된다.

 

내가 신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신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스무 살도 안 된 나에게 본당의 나이 드신, 머리가 하얀 어르신들부터 모든 이가 고개를 숙이고, 소위 황태자 대우를 해줬다.

 

사제성소가 너무 강조된 나머지 신자들의 성소가 너무 폄하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일당 독재처럼, 일인 독재가 펼쳐지는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책임자라고 해서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그릇된 개념이 생겨 먹었다.

이쯤 되면 봉사는 뒷전이고 사유화 수준으로 가게 된다.

 

사실 교회는 사제에게 그런 권한을 준 적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사제 계급은 역사 안에서 늘 세속화의 유혹을 받아왔다.

 

잉카 문명과 파라오의 신전 들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종교 안에서 사제계급의 위상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들여다볼 수 있겠다.

 

중세기 때 그 화려한 교회 건물도 마찬가지다.

그 시대에 종교의 위상과 사제들의 위상이 얼마나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 듯한 지를...

 

정치적으로도 왕들과 황제들은 하늘로부터 합법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제들의 신권이 필요했다.

 

또 왕들은 사제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권세를 위해 큰 신전들을 지어주었다.

 

역사에서 정치와 종교는 뗄 수 없는 상호 협력관계였다.

 

물론 현재는 거의가 정치와 종교 분리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와 정치가들은 종교를 무시하지 못한다.

 

예수님은 늘 이런 세상 적 세도를 경계하셨다.

 

당신도 왕으로 추대를 받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산으로 피하셨다.

 

오직 한 분 하느님 아버지 통 치를 받으셨고, 그분의 지배를 받는 것만으로 만족 하셨다. ㅡ결국 이 세상에서 죽음을 선택하실 걸 보면 이 세상엔 당신 나라가 없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것도 사실이리라..

 

."이 세상은 내 나라가 아니다, "하신 주님 말씀은 세속화를 가장 경계하신 말씀이리라...

 

세상에 큰 기대를 할 필요가 없어야 주님께로 희망을 두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 역시 세상과 힘겨루기로 보이는 집단 행위들은 자제 되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 시킬수록, 그것은 세속화로 가는 길이다. ㅡ외적성장 키우기 등

 

혼탁한 사회와 정치권과 손잡고 가는 길 역시,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

 

교회는 그 자체로 누룩 역할을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예수 그리스도를 성작에 모셔 들고 가면 된다.

 

교회 안에 계신 주님을 바라보면 되는 것이다.

 

그 자체로 존재감이 있는 것이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 교회가 이제는 특별 성소를 너무 강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ㅡ모두가 다 똑같이 소중하다.

모든 지체가 다 소중하듯이...

 

사제는 특권층도 아니다. 오히려 섬기는 사람들이고 진리 안에 그리고 예수님 안에 더 깊이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이제 땅을 넓히고, 세력을 넓히고, 큰 건물들을 짓고, 신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할 때라고 본다.

 

교회의 고도성장에 너무 양적 팽창에 도취된 점도 있다고 본다.

 

숫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코로나 이후에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진리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할 때라 여겨진다. ㅡ질적인 내적 다지기로 가야한다고 본다.

 

교회 역시 사회보다 더 합리적이고 더 투명하고 더 민주적인방법(함께 가는)으로 나가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부 맘대로 했던 것을 신자들에게 넘겨줘야 할 것이다.

 

지휘자의 가장 큰 카리스마는 단원들이 필요한 소리를 이끌어 내는 사람이라고 들었다.

 

어느 음악가에게 들은 말이다. ㅡ일반 새내기 지휘자가 아무리 애를 써도 못내는 소리를 카리스마 있는 카라얀이 지휘봉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그 음을 끄집어 낸 단다.

 

단원들 제각기 자신들의 소리를 내도록 끄집어낸다고 한다.

 

지휘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자가 아니라, 단원들의 달란트와 단원들의 소리를 끄집어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제 신자들 안에 있는 성령, 카리스마를 살려주고 그들이 받은 은총의 선물들이 발휘되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교회 지도자들이 복음적 가치를 더 깊이 있게 살면 교회 공동체는 저절로 바뀌어 갈수 있다고 본다.

 

교회 스스로가 세상의 옷들을 벗어내고 모든 간판과 학벌과 재력과 권세가 중요시되는 이 시대에, 적어도 교회만이라도 그것들을 벗어내고 깎아내면 세상보다 소중한 인간이 보이게 될 것이다.

 

사제인 나 역시 사회적 존재로 태어났고 사회 환경에 지배를 받으며 세뇌 당한 면이 있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ㅡ속물적

 

성숙한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 옷들을 반드시 벗겨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 역시 사제가 되고 나서도, 있는 사람들이 더 크게 보이던 것이 쉽게 해결되지 않아서 맘이 꽹겼고, 내 맘을 늘 짓 눌럿고, 죄 스러웠다.

 

 

족보를 찢어발긴 선조들의 모습을 잘 묵상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ㅡ오직 하느님, 인간뿐이었다.

형제자매 인간만 보였던 것이다.

 

양반 쌍놈의 낙인찍힌 그 사회에서 그 모든 걸 벗겨 내다니....

 

사실 사제 스스로가 그러한 세상 적 가치에서 자유로울 때, 진복팔단의 참된 행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신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사제는 이제 세상의 가치에서, 업적이나, 인간관계에서, 인기나, 명예나, 칭찬에 목마르지 않게 될 때 자유롭게 될 수 있다.

 

세상이 포퓰리즘으로 가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사제는 이제 사회와 무관하게 거리를 두면서, 부화뇌동하지 않으면서 예수님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 갈 때라 여겨진다.

 

그것이 요구된다. ㅡ사제는 세상에서 아마도 더 외로운 길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하느님께, 진리에로 가게 된다. ㅡ시편의 사제들의 기도다.

"주님께서 알아주시리라. "

 

오늘 성소주일을 맞이하여 하느님 안에 머무는 것으로 만족하는, 하느님만으로 행복한 사제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홍주성지

머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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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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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미경 소피아 2021-04-24
    너무너무 공감되고 묵상해야할 문제이고
    위로되는 말씀이십니다
    감사합니다 ~~
  • 실비아 2021-04-24
    댓글 안해야지 하는데 또 해요 신부님 다 솔직한생각 옳은 말씀들 그래서 자꾸봐요 사제는 특권도아니고 섬기라는 저도세상에 기대안하고 하느님안에 머물고만싶은데요 사느라서...
  • 신삼 율리안나 2021-04-24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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